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롯데는 한일 ‘원톱’ 체제가 창립 51년 만에 깨지며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도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대표이사의 사임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지난 13일 이전에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 ‘구속될 경우 대표이사직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사회가 오늘(21일) 신중한 검토를 거쳐 신 회장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과 부회장직은 유지된다. 


그간 신 회장은 ‘형제의 난’이 발생한 2015년 이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끊임없는 경영권 탈환 시도에도 ‘원톱’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날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한일 롯데 통합경영’은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거나 ‘일본 기업’ 이미지를 벗으려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99%나 갖고 있다. L투자회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다. 부산롯데호텔의 지분은 아예 100%가 일본 롯데홀딩스(46.62%)와 L투자회사의 몫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러한 지분율에 힘입어 한국 롯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 한국 롯데가 추진 중인 굵직한 사업과 관련해 일본 롯데홀딩스 측이 이해관계에 따라 제동을 걸거나 간섭할 가능성도 있다. 호텔롯데의 한국거래소 상장이 완료되면 일반 주주의 비중은 40%대로 높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구조만 볼 때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갖게 되는 사람이나 조직이 한일 롯데의 총괄 경영권을 쥐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신 전 부회장의 반격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임시주총 등을 통해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방안을 놓고 측근들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5)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신 회장이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그룹 회장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실질적 최대주주로 이번 신 회장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28.1%)인 광윤사(고쥰사:光潤社)의 절대적 과반주주(50%+1주)다.


신동빈 회장은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 5개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임원지주회(6.0%) 등의 우호 지분을 규합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 임직원 설득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 외에도 개인적으로 롯데홀딩스 지분을 1.6%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만 돌아서도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신동주 측의 한 인사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 설득에 나서는 한편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주총소집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해 일본 롯데 주요 주주가 신동주 측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본 롯데홀딩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안을 의결함에 따라 롯데그룹주가 22일 장 초반 동반 약세다.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 9시 1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4000원(1.86%) 내린 21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같은 시각 현대정보기술(-2.62%), 롯데케미칼(-2.15%), 롯데손해보험(-1.72%), 롯데푸드(-1.71%), 롯데정밀화학(-1.29%), 롯데지주(-0.95%), 롯데칠성(-0.66%), 롯데하이마트(-0.15%) 등도 내림세다. 

반응형